- 2017년 美 실리콘밸리서 기업 협업 소프트웨어회사 창업·성장
- 李 대표 "글로벌팀만이 글로벌 제품 만들어…모든 소통 영어로"
- 제품 '스윗', 플랫폼 '스윗스토어'통해 업무는 사람이 가장 편하게
- "유니콘 목표아냐…'노코드'까지 제공해 글로벌 게임체인저 될 것"

미국에 설립한 한국계 스타트업 가운데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 될 큰 재목이 나타났다.

이 회사가 내년에 투자를 받으면 센드버드(Sendbird), 몰로코(Moloco)에 이어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 스타트업 중 3번째 유니콘이 된다.

물론 유니콘이 목표가 아니다. 더 큰 꿈이 있다.

기업이 일상업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팅'과 '업무관리' 기능을 결합한 엔터프라이즈 협업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 '스윗(Swit)'을 창업한 이주환 대표(미국명 Josh Lee)를 이금룡 무역경제신문 발행인이 만났다.

이주환 대표는 1년 중 대부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윗 본사에서 근무하고 약 1달 정도는 한국에 있다. 이번엔 한국에 있는 대기업들에게 스윗을 알리기 위해 방문했다.

 이 발행인과 이 대표의 대화 내용을 정리했다.

▲스윗이 유니콘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 내년에 시리즈B 투자를 받으면 유니콘이 될 것 같다. 실리콘밸리에 한인이 창업한 회사로는 3번째 유니콘 기업이 되는 셈이다. 식당에서 서빙을 대체하는 로봇을 만든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도 유니콘 물망에 오르고 있다. 스윗을 포함해 이들 회사 모두 미국에서 창업한 플립(Flip) 형태의 스타트업들이다.

▲말이 나온 김에 실리콘밸리 이야기를 잠시 듣고 싶다. 어떤 분위기인가.

= 2017년에 스윗을 창업하긴 했지만 내가 실리콘밸리로 간 것은 내년이면 꼭 10년차가 된다. 하지만 그때와 비교해보면 지금의 실리콘밸리는 많이 달라졌다. 창업이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창업을 한다고 해도 '제2의 마크 저커버그'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이 마크 저커버그 밑에서만 일하고 싶어한다. 투자 역시 8~9년전에 이미 투자한 기업에서만 성공사례가 나올 뿐 그 이후로는 많지 않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무덤이 됐다. 물가는 또 얼마나 비싼가. 회사 업무가 원격으로 모두 가능한 시대에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수출'이 아니라 '진출'이다. 그런데 글로벌화가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스윗은 글로벌화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데 창업 당시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달라.

= 한국의 엔지니어들이 훌륭하고 기획자도 똑똑한데 왜 글로벌화된 서비스를 만들지 못하는지 처음엔 잘 몰랐다. 나도 스윗을 창업하기전까진 한국에서 다양한 유사 프로그램을 써가며 고객들의 사용 예를 그냥 상상할 수 밖에 없었다. 스윗을 창업하기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리콘밸리까지 70여개의 기업들을 1년 반 동안 돌아다녔다. 내가 점심값을 낼테니 너희 기업이 어떤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는지 볼 수만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직접 체험을 해보니 알겠더라. 기회도 보였다. 그렇게 시장을 알고 제품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선 글로벌화가 쉽지 않다. 글로벌화란 '기능'이 아니라 '문화'다.

스윗 이주환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스윗 이주환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말을 듣고보니 스타트업들은 글로벌화를 처음부터 지향하지만 쉽지 않은 것처럼 들린다. 조언을 해 줄 것이 있나.

= '글로벌팀'만이 글로벌 제품이나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계 스타트업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제품(또는 서비스)을 만들고 미국에선 마케팅, 세일즈만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한국서)만든 제품을 미국인들이 절대 쓰기 어렵다. 미국만해도 타임존이 4개다. 한국은 모국어가 하나지만 미국은 수 많은 언어가 쓰인다. 영어도 조금씩 다르다. 실리콘밸리 2세들은 출신 나라도 다양해 언어도 열려있다. 문화, 언어가 수없이 충돌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때문에 (사업하겠다는)회사의 강력한 기업문화 없이는 이와 같은 다양성을 하나로 묶거나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힘들 수 밖에 없다. 강력한 글로벌 기업문화를 통해 꾸려진 글로벌팀이 글로벌 제품을 만들 때만이 진정한 '본투글로벌'(Born2Global)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윗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 제품은 그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이 모인 '화석'이라고 생각한다. 단일한 의사결정 구조와 문화속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다양한 글로벌시장의 요구를 만족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대화를 영어로 100% 통일했다. 일부 반발도 있었다. 서류도 모두 영어로 바꿨다. 미국과 한국의 시차가 크지만 서로의 출근·퇴근시간 상관하지말고 회의, 소통 등을 통해 협업을 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고 그 팀에 회사의 글로벌 문화를 이식시키는 것이 그 다음이다. 물론 일방적으로 그 문화를 따라야한다는 것이 아니다. 회사 내부 구성원간 끊임없는 의사결정을 통해 내부 문화와 외부 문화가 융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스윗의 제품도 올해 연말이면 기존의 영어(미국식)와 한국어로 돼 있던 것을 12개국 언어를 더 추가해 14개국 언어로 확장하며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본격 시작한다. '기업가정신'과 '글로벌화'는 하나라고 생각한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다. 후배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말이다. 하나 더 물어보자. 이노베이션(innovation·혁신)과 인벤션(invention·발명)이 있다. 스윗은 이노베이션이냐, 인벤션이냐.

= 난 이 둘 사이의 비중을 맞추는 것이 '아트'(art)라고 생각한다. 제품을 만들던 초기엔 브랜드 기능에 집중했다. 스윗만이 가능한 것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동안 단순 기능만 갖춘 수 많은 툴(tool)들을 사용하며 파편화돼 왔다. 일은 사람이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미 제공한)툴에 사람이 맞춰선 안된다. 우리의 철학은 가장 일하기 편한 '원초적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 지향점이 효과는 있었나.

= 물론 처음엔 스윗의 제품들이 경쟁사보단 약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경쟁사 제품 몇개를 가져다 쓰는 것보다 그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을 스윗이 하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스윗의 제품이 주는 장점이 경쟁사들에 비해 못한 점들보다 좋다는 인식이 늘며 고객이 하나씩 생기더라. 물론 무료로 (고객 확보)가능한 일이었다(웃음). 그런 다음 우리는 이들의 경험을 통해 제품 완성도를 높인다. 기존 고객들은 스윗의 헤비유저가 된다. (관여도가 높아져)제품을 쓰면서 심각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때 우리는 단순히 제품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다. 물론 고객 맞춤형이 우리의 비전과 맞지 않으면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 우리의 로드맵과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스윗이 SI(시스템통합)를 하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다.  

스윗 이주환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스윗 이주환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Work OS'라고도 불리는 스윗의 제품 이야기를 좀 듣고 싶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기본만 만들면 다 잘 뜬다. 그렇지 못한 소프트웨어는 제품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뾰족함이 없어졌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 (유저들)누구나 다 하는 피드백을 제품에 모두 반영하다보니 결국은 누구도 쓸모 없는 제품이 되는 것이다. 쓰기 쉽고 직관적이어야한다. 이게 우리가 지향하는 제품이다. 그래서 스윗은 이를 제품으로 풀지 않고 플랫폼으로 풀었다.

▲좀더 설명을 들어야할 것 같다.

= 스윗은 '스윗'이라는 제품과 '스윗스토어'라는 플랫폼이 있다. 스윗스토어는 마켓스토어다. 우리가 최적화한 엔진(제품)을 제공할테니 고객은 스윗스토어를 통해 필요한 것을 내려받아 직접 최적화시켜라는 의미다.

▲그럼 스윗은 코어, 즉 '하드웨어'고 스윗스토어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냐. 예를 들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모두 같이한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 그렇다.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우리가 다 제공할테니 너희가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원하면 다 갖다쓰라는 구조다. 하나의 조직이 있다고 하자. 그동안은 모든 협업툴을 모두 제공하다보니 안됐던 것이다. 일반화를 시킨 것이 문제였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있지만 고객이 스스로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우리의 서비스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일시적으로 유행한 것이 아니다. 앤데믹부터가 시작이다. 부서간 이기주의를 없애고, 파편화된 업무 흐름을 연결하기 위한 하나의 서비스가 스윗이다. 규모와 유연한 구조를 제공하면서도 다기능을 갖고 있고 표준화된 서비스가 바로 스윗이다. 올해 연말쯤 스윗스토어는 '퍼블릭 마켓 플레이스'로 탈바꿈 할 것이다. 내년 1분기에는 우리가 쓰고 있는 '노코드(No-code)'를 모든 스윗 유저들이 쓸 수 있도록 풀어놓을 것이다. 그러면 스윗이 글로벌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대기업 관계자들을 몇몇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 사실이다. 대기업에서 많은 요청이 왔다. 스윗의 고객은 '전세계 누구나'다. 한국에 있는 대기업들도 스윗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미팅도 많이 했다. 강연 요청도 많았다. 영업하느라 바빠서 그동안은 강연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런데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하고나니 그것이 영업이 되더라(웃음). 워크 매니지먼트에 대한 이해가 낮은 경우도 있고, 협업툴을 그냥 채팅툴로만 인식하고 있기도 하더라. 이를 전달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강연을)했는데 감동을 받고 기업들로부터 긍정적 요구가 많았다.

이금룡 무역경제신문 대표(왼쪽)와 이주환 스윗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br>(사진 : 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무역경제신문 대표(왼쪽)와 이주환 스윗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스윗만 있으면 부서끼리 엄청나게 융합을 하고, '액티브 워커(Active worker)'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액티브 워커는 내가 만든 말이기도 하다.(웃음)

= 우리는 생산성을 재정의하는 회사다. 인풋(input·투입량) 대비 아웃풋(output·산출량)을 계산하는 것은 전통적 방식이다. 지금의 지식노동자들에게는 이런 구조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소비된 '시간'을 측정해 질적인 면의 산출량으로 계산해야한다는 게 스윗의 생각이다. 스윗은 '메신저'와 '업무관리'의 조합을 통해 팀 생산성을 재정의한다. 이를 바탕으로 질적 커뮤니케이션과 업무의 투명성이란 가치를 제공해 '총 생산성(산출량/투입시간)'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다. 그리고 이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질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스윗은 신뢰, 관계와 같은 인간 본연의 성품을 이끌어내 기업들이 의사 결정이 중심에 '사람'을 두도록 돕자는 'Re;Humanize Work'라는 미션을 갖고 있다.

▲듣다보니 스윗과 스윗스토어는 공무원과 같은 공공 조직에서도 아주 필요한 서비스같다.

= 맞는 말씀이다. 공무원들에게도 딱 맞는 것이 스윗이다. 특히 공무원들은 2~3년마다 역할이 바뀌기 때문에 스윗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전자정부와 스윗은 맥을 같이한다.

*아래는 스윗의 경영어록이기도 한 ‘컬처코드’

1. We re-humanize work from the inside out.

2. We care about the people working with our product.

3. We optimize for the shared goals, rather than for ourselves.

4. We encourage bad news and focus on issues, not people.

5. We break mediocrity and continue customer satisfaction.

6. We work for customers to make their missions come true.

7. We take leadership from everywhere.

8. We take this job as an opportunity to do the best work of my life.

(자료 : 스윗)
(자료 : 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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