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과 같은 환경의 변화가 ICT기술과 만나 일 하는 방식의 변화 가속화
- AI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10년 미래 직업 세계에 큰 변동 예측
- '디지털 전환' 다음은 'AI 전환' 시대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팬데믹을 거친 노동시장의 변화가 극적이다. 원격근무와 화상회의 확산 등으로 일하는 방식이 변하면서 오늘날 기업들의 일자리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이 첨단 ICT 발전과 만나며 기술 간 연결의 가속화를 불러왔고 이는 곧 기업의 디지털 전환(DX)에 따른 비대면 업무환경의 안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환경의 변화는 더 이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일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노동의 개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놨다고 볼 수 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적어도 향후 10년은 미래 직업 세계에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감지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앤컴퍼니는 2030년까지 노동자의 25%는 직업 전환을 강요당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맥킨지가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스페인과 중국, 인도 등 8개 국가의 800개 직업 2000개 직무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이들 국가에서 노동자 1억700명(25%)이 현재 직업을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직업 전환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12% 늘어난 규모다.

이에 대해 맥킨지는 3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기술의 발전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의 혁명을 가져다 주면서 각종 솔루션 활용을 통한 ‘리모트워크’가 확산된 지금을 말한다. 다음으로는 ▲‘긱 워커(Gig Worker)의 증가를 꼽았다. IT 플랫폼 경제의 성장 흐름에 맞춰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랜서, 디지털 노마드, N잡러(N=복수) 형태의 시장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맥킨지가 내놓은 분석의 이론적 핵심 근거는 ▲‘급속한 자동화와 AI 적용’이다. 결국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와 사라지는 일자리, 그 중심에 바로 인공지능(AI)이 있다는 얘기다. 맥킨지는 이를 ‘AI 전환’이라 했다. AI 전환은 AI를 기반으로 업무 방식을 변화하는 방법이다. AI 전환은 디지털전환의 다음 단계로 디지털전환을 통해 업무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면, 여기서 모아진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업무 혁신을 이루는 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처럼 AI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란 주장이 있는가 하면, AI가 오히려 일자리 증가 효과를 더 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AI 일자리 대체 효과는 경제 전반에 걸친 AI의 일자리 창출 영향으로 인해 단순히 상쇄되는데 그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8년 발표한 ‘인공지능으로 변화될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잠재적으로 감소하거나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까지 모두 고려했을 때 AI로 인해 2037년까지 전체 고용이 12%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산되며, 이 수치는 9300만개의 일자리 증가에 해당한다. 글로벌컨설팅기업인 액센츄어는 일례로 일본같이 인구 노령화로 인해 타격받는 국가에서 AI로 인해 2035년까지 예상 경제성장률이 3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AI에 의한 미래 직업변화의 규모와 속도에 대한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중요한 것은 바로 다가올 변화를 누가 먼저 포착해 혁신의 기회로 바꾸느냐이다. 단언컨대 AI는 상상치 못할 미래를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사전적 정의로 보면 AI는 인간과 같은 지능을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능력이다. 컴퓨터가 인간이 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식하고 학습하고 추론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기술이 수반된다.

기술은 그 자체로 인간이 만든 도구로 인식하고,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과 깊은 논의가 우선시 돼야 한다. 이 때 비로소 변화된 산업 환경 안에서 적합한 역할을 찾고 업무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대안을 발견하는 등 변화 앞의 도태 대신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자동화로 인해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근로자수가 늘고 줄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기술의 발전과 네트워크의 진화로 100년 전 전기가 인류가 사는 방식을 바꿨 듯 AI가 미래 노동 환경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상기해보건대 필자가 아는 10년 전만 해도 AI는 일부에나 허용된 기술이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시대가 됐고, 더 나아가 모든 산업계가 AI를 활용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간다. 2년 전 “모든 기업이 AI 기업이 될 것”이라고 천명한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의 말처럼 전 세계 기업의 AI 도입 속도는 계속해서 성장 추세다. 최근 IBM이 발표한 ‘2022 AI 도입지수’ 보고서를 보면 올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기업의 AI 도입률은 34%로, 20% 초반에 그쳤던 지난해(22%)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주로 IT 운영과 비즈니스 효율을 높여 비용을 낮추고자 AI를 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도 업무의 24시간을 AI 동료와 함께 한다.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도맡는 자동화 프로세스는 AI의 도움을 받아 업무상 오류를 잡아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챗봇과 같이 상담사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업무의 정체 구간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진단 등 과거에 데이터를 학습해 부도를 예측하는 지표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더불어 성실하기까지 한 AI는 일이 아무리 많아도 투덜거리지 않는다. 직원의 업무 퍼포먼스 향상과 조직의 프로세스 혁신을 동시에 이루고자 적용한 기술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이다.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일찌감치 RPA 솔루션을 비즈니스 플랫폼에 탑재해 전 직원과 함께 혁신을 경험 중이다. 인간의 단순 반복 업무 제거로 상당한 부분의 노동시간을 감축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한 덕분이다.

AI가 직업과 기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력은 지난날의 범용기술만큼이나 전 산업계에 퍼질 것이다. 다만 혁신의 기회는 저절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 기술력에 의한 노동시장의 진짜 변화는 제대로 시작도 안 했다. AI 기술을 통한 혁신의 기회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AI 기술을 통한 혁신의 키를 먼저 쥐려면 AI가 지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하고, AI의 광범위한 잠재력을 아우를 수 있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

변화가 빠른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경영자들이 복잡하고 어려운 AI기술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는 없다. 느린 결정이 틀린 결정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사전에 모든 문제점을 검토하고 혁신과 변화에 착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기술의 깊이보다 응용의 넓이를 추구하며 실행하면서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작은 단위의 시도와 성공을 겹겹이 쌓아 AI 기술의 특징을 일단 간파하면 우리는 그 복잡하고 두려운 기술에 맞서 씨름하기보다 그것의 특징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를 일찍 알면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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