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세계김치연구소 산업지원연구단 선임연구원
김재환 세계김치연구소 산업지원연구단 선임연구원

김치에 대한 세계인의 유례없는 관심 속에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 5,991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잊을만하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김치 위생 관련 이슈로 인해 김치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이라는 인식을 전 세계에 심어주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김치의 위생 안전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우선 생산 단계에서 신선한 원료를 사용하여 깨끗한 환경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기에 생략한다. 그리고 다음은 원료의 생산지와 제조업체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그 정보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

김치는 이미 글로벌 상품이고 전 세계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복잡한 공급망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김치와 관련된 정보에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을 도입해 신뢰도를 높여나갈 것을 제안한다.

김치가 가상화폐도 아니고, 왜 블록체인인지 의아해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정보의 신뢰성은 물론 보안과 탈중앙화 관리가 가능한 최신 기술로 다양한 분야에 공급망 관리 솔루션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인 분산식별자(DID, Decentralized IDentifiers)를 활용해 식당에서의 국산김치 자율표시 인증에 응용한 사례로 차세대 식당김치 자율표시 시스템이 개발되기도 했다.

김치 정보에 DID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한국이나 중국 정부가 별도의 보증을 하지 않아도 특정 김치제조업체가 생산한 김치의 원산지, 제조, 물류정보가 위변조되지 않고, 전 세계 김치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나 무의 가공 단계를 화상정보로 획득하여 대체불가능토큰(NFT, Non-Fungible Token) 기술을 활용하게 된다면, 소비자가 원‧부재료 상태와 제조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만든 `차세대 식당김치 자율표시 시스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만든 `차세대 식당김치 자율표시 시스템'

김치의 원산지 표시 위반이나 위생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제공했던 일부 국가나 업체와는 상관없이 글로벌 김치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다. 이는 김치산업 전체에 위협적인 요소이고, 동시에 우리 국격의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김치의 지리적 표시제가 본격 시행되고, 식당김치자율표시제가 더 확대됐을 때 한국산 김치가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보에 대한 신뢰는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따라서 김치 공급망의 전 과정에서 원산지, 제조, 물류에 관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이 다양한 형태의 지리적표시 수단으로 정착되어 김치 브랜드 마케팅에도 활용된다면, 김치에 대한 세계인들의 신뢰는 높아지고 나아가 전 세계 식품시장에서 김치와 대한민국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김치의 품질을 높이는 노력과 동시에 ‘김치, 믿고 먹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불안 요소를 확실히 잠재울 수 있을 만한 선도적인 기술 도입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보다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아울러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김치 세계화와 대중화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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