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국가들의 생산기지로 불리는 베트남은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심한 고초를 겪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4차 코로나 유행으로 지금까지 380만 명이 넘는 감염자와 4만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당초 6%를 예상했던 경제성장률은 2.58%로 반 토막이 났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도시 전체를 봉쇄한 락다운으로 베트남의 사업환경은 매우 나빠졌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생산 비용 상승,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현지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베트남 내 한국기업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10년 베트남에 진출해 국내외 유명브랜드의 OEM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디오원의 김진우 대표는 현지 상황을 자세히 체크하고 있다. <무역경제신문>이 현지 생산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김진우 대표를 만나 수출기업과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들의 궁금증을 던졌다.

디오원(DO1) 김진우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셧다운 이후 규모가 큰 공장들은 살아남고,

작은 공장들은 존폐위기를 맞다

Q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베트남의 상황은 어떠한가.

2021년에는 남쪽 호치민 상황이 심각했다면, 현재는 하노이를 중심으로 북쪽 상황이 심상치 않다. 하지만 도시 전체를 락다운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보건부도 최근 중증 및 사망 사례가 현저히 줄고 있다고 발표해 정부가 조만간 새로운 방역 대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침체된 경제와 사회 활동을 정상화하려는데 집중하면서 지역 감염 확산을 최대한 줄이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베트남은 작년에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의무적으로 PCR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들만 검사해요. 과거에는 공장에서도 한 달에 한 번씩 강제 검사를 했는데, 지금은 증상이 의심되면 신속항원키트로 검사하고, 양성이 나오면 병원에서 PCR 검사하고, 확진자가 되면 집에서 쉬는 것이 전부입니다. 확진자가 다시 음성 판정을 받으면 다시 출근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요.”

베트남 인구는 약 9,800만 명으로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인구수가 6,740만 명에 이르고, 1,460만 명이 3회 접종을 마쳤다. 백신 접종률도 높고, 오미크론 증세가 심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 작년 12월부터 식당, 유흥시설 등이 재오픈하기 시작했고 QR 체크도 없앴다. 베트남 정부는 팬데믹으로 인해 내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서둘러서 경제를 회복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기니 내수가 붕괴한다는 것을 깨닫고, 외국인 입국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 팬데믹이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도 많고,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시 베트남 의료시설 수준을 의심하는 시각들이 있어 당장 개방한다고 해도 여행객이 올지는 미지수다.

Q 팬데믹으로 인해 베트남 수출업체마다 명암이 엇갈리는가.

수출 업종에 따라, 회사 규모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작년 3분기 셧다운 3개월 기간 동안 유지할 능력이 되지 않아 문을 닫은 작은 공장들이 많다. 반면 규모가 좀 되는 곳은 다 살아남아 정상 운영 중이고, 오히려 문 닫은 공장들이 오더가 몰리는 상황이다. 상황이 어려운 공장들을 여력이 있는 공장들이 인수하면 괜찮은데, 팬데믹 상황에 또 언제 셧다운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험심리가 작용해 문을 닫고 새 주인을 찾지 못한 공장들이 꽤 많다.

“공장들이 다 어려운 것은 아니고, 삼성이나 LG처럼 가전제품을 만드는 공장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오히려 수요 대비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죠. 삼성과 LG공장이 있는 베트남 북부 쪽은 두 회사가 공원들은 진공청소기처럼 흡수하고 있어 다른 공장들이 공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반대급부로 베트남이 더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첨단 산업의 생산지로 베트남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Q 공장을 셧다운 했을 때 고향으로 돌아간 공원들의 복귀는 잘 이뤄지고 있는가.

베트남 남쪽에 위치한 공장들은 셧다운 되기 전 80% 정도 공원이 복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후에도 공원들의 복귀가 100% 이뤄지지 않았고, 명절이 지나면 돌아올 것이라 기대를 했다. 하지만 명절이 끝난 후에도 20% 정도의 공원들은 공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공원들의 마인드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도시에서 격리하며 3개월 정도 지내다보니 고향 가서 농사짓고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가전이나 반도체 같은 첨단 업종으로 업(業)을 옮겨간 공원들이 있습니다.

베트남은 2년 동안 최저임금을 동결했는데, 공원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자체적으로 회사들이 임금을 올리고 있어요. 이것이 공원을 복귀시키는데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좌) 디오원(DO1) 김진우 대표 (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이 인터뷰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좌) 디오원(DO1) 김진우 대표 (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이 인터뷰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노동 생산성, 근면성, 작업 속도 등이 월등,

그래도 베트남만 한 생산기지는 없다

Q 현재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어느 정도인가.

베트남 1급지, 2급지, 3급지... 지역별로 임금의 차이가 있다. 호치민 1급지가 4급지보다 2배 높다. 보통 임금이 450만 동, 원화로 20만 원 정도 된다. 최저임금이 기본임금으로 인식돼 있고, 시간 외 근무수당과 보너스를 포함하면 보통 공원이 실질적으로 받는 급여는 35만 원 정도 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최저임금이 올라 디오원 베트남 공장도 급여를 인상했습니다. 기본임금을 올리면, 회사가 22% 공원이 8% 부담하는 사회보험 금액도 올라가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기본임금 10%만 올려도 부가적으로 사회보험까지 포함해 30% 정도 인상한 것과 같습니다.”

Q 팬데믹 이후 공장 운영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팬데믹 이후 공급이 부족하고, 베트남 물가가 많이 올랐고, 특히 물류비도 많이 올랐다. 물류비가 상승하니까 기업으로서는 적자 구조가 됐으니 생산성을 높여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청하는데, 공장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추는 실정이다. 노동집약적인 사업은 인건비까지 상승해서 운영에 타격이 있다.

“베트남 공장이 셧다운 됐을 때 급한 대로 생산기지를 필리핀으로 옮겼고, 베트남 팬데믹 완화되면서 다시 베트남으로 옮겨왔어요. 하지만 문제는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공장을 100%로 가동할 때 1,000명이 필요하다면, 지금 800명 정도가 복귀한 상황이기에 가동률은 80%인 상황인 거죠. 인건비는 올라가고, 바이어는 물류비 등의 이유로 가격을 깎고, 현재 베트남 공장을 운영하는데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Q 그렇다면 팬데믹 이후 베트남이 노동집약적인 생산기지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봐야 하나.

“꼭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셧다운 사태로 인해 필리핀 공장의 생산량을 늘렸는데, 그래도 베트남이 나은 것 같습니다. 국민성이나 근면성, 작업 속도로 볼 때 베트남만 한 생산기지가 없어요. 대한민국이 전 세계 최고, 그다음이 베트남인 것 같습니다.”

김진우 대표는 생산성을 따지고 볼 때 베트남은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월등하다고 말한다. 또한 베트남의 장점은 정책이 합리적이라는 것. 중국, 일본, 한국 등 주변 국가의 제도들을 적절하게 섞어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어내는데 탁월하다.

“베트남은 지방마다 1순위 과제가 ‘외자유치’입니다. 자리를 걸고 외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지방마다 외자유치를 하는 전담 직원들이 다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을 자기 지방에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기업들의 걸림돌을 쉽게 해결해줍니다. 우버랑 에어비앤비가 베트남에서는 합법인 이유죠.”

팬데믹 이후가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진출 적기일 수도 있다

Q 현재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동향은 어떠한가.

효성, 태광 등 일부 대기업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계속 잘 운영되고, 투자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의외로 중소기업들이 많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번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한국에 본사 없이 베트남에 공장만 운영하는 곳들은 문을 닫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국가에 본사가 있는 곳은 지원받고 버텼는데, 현지 공장만 운영한 곳은 힘들게 버티거나 문을 닫는 상황이 속출했다.

“베트남에 진출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던 기업이라면 이번에 매물로 나온 공장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심지어 공장은 지급하지 못한 공원들 사회보험료만 내주면 공장을 넘기겠다고 하는 회사들도 꽤 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본다면 지금이 베트남에 진출할 좋은 기회입니다.”

김진우 대표는 베트남에 공장을 둘 때 그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노동집약적인 생산기지의 역할을 잘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공원들이 많아 구인의 어려움이 없는지, 공원들의 인건비를 따져 수익성이 있는지 계산해봐야 한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베트남 내 우리 기업들이 주춤하는 사이, 대만이나 일본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베트남 한 언론사 발표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기업 주재원은 더 늘어난 반면, 한국기업은 10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은행이나 벤처캐피털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대만이나 일본은 공장 한 곳에서 한 기업이 독점해서 생산하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은행이나 투자자들은 그것이 리스크라고 말합니다. 생산성 효율이나 기술 보호 차원에서 한 공장을 독점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인데, 투자 리스크로 보는 국내 상황이 좀 안타깝습니다. 나이키나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도 공장과 독점계약을 맺고, 큰 문제가 아니면 공장을 바꾸거나 다른 공장에 일부 물량을 나눈다거나 하지 않아요.”

Q 앞으로 베트남 진출 유망 업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진우 대표는 첨단 산업만큼 농업 쪽도 유망하다고 말한다. 이미 베트남 농업 쪽에 일본이 많이 진출했고, 베트남 달랏 고원지대에서 재배하는 채소와 과일은 자국으로 다 가져간다. 우리나라 식품연구원도 작년 11월 베트남 정부와 손잡고 북쪽 지방에 스마트팜 모델 사업을 시작했다. 베트남은 온화한 기후와 땅을, 우리나라는 시설과 기술을 제공하는 것으로 MOU를 맺고 사업을 시작했다.

“겨울이 없고 날씨가 따뜻한 베트남은 농업 관련 사업들도 유망합니다. 일본처럼 베트남에서 자연 재배를 해 자국으로 공수하는 것도 방법이고, 선진화된 농업기술을 베트남에 적용하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전자 분야, 반도체 분야에서 노동력이 들어가는 공정은 베트남에서 실현하는 것이 유리하죠. 삼성 LG 같은 대기업의 1차벤더 회사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차려서 많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소득에 비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굉장히 높은 베트남은 전자상거래 시장도 무궁무진합니다”

Q 베트남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는 기업에 조언하자면.

김진우 대표가 속해 있는 베트남 빈증성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모임인 빈증성 한인상공인협의회는 지난 1월 11일, 한국 중소기업들의 베트남 빈증성 진출을 돕기 위한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빈증성 정부청사 인근의 빈증 코참 회관 7층에 위치할 비즈니스 센터는 올해 6월 본격 가동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사업의 꿈을 펼치고 싶은 분들에게 조언하자면, 현지에서 6개월 살아보면서 시장조사도 하고, 현지의 분위기를 체험해보라는 것입니다. 베트남에서의 숙식과 사무실을 제공해줬던 지인 중 한 명은 현지에 체류하면서 사업 아이템을 찾았고 현재 승승장구하면서 베트남 내에서 사업을 일구고 있습니다.

이런 선례를 많이 남기고 싶어 베트남 내 처음으로 임대료가 무료인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빈증성 비즈니스 센터는 3월 입주 기업 신청으로 받아 5월부터 본격 가동되며, 6월 입주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관련 문의는 빈증 코참 사무국(84-274-222-1353)으로 하면 됩니다.”

2010년 베트남에 진출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장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베트남을 사랑하고, 현지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디오원의 김진우 대표는 다른 나라에도 공장이 있지만, 베트남만 한 곳이 없다고 말한다. 성실하고 근면하며, 생산성 면에서도 뛰어난 우리나라와 가장 흡사한 나라가 베트남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다소 주춤하고 있고, 원활한 경제 상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제2의 내수시장으로 베트남의 입지는 불변하다.

(좌) 디오원(DO1) 김진우 대표 (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이 인터뷰 종료후 기념촬영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무역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